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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샌즈 국악버전

 

 
渦 牲晝 (와 생주)
소용돌이에 희생된 낮은

訛 破披累水 (와 파피루수)
그릇된 물을 여러갈래로 쪼개고 깨트리니

焉導態逸 雅示嫩區拏 (언도태일 아시눈구나)
인도하는 모습이 엷게 퍼지며 편안하고 맑게 보이니 어찌 붙잡을수 있겠는가.

豆㪳籜 (두둥탁)
콩껍질




"정말 아름다운 날이오."

청년은 백화선을 펼치며, 천천히 하늘을 바라봤다.
마치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듯, 그의 눈에는 형용할 수 없는 우수가 담겨있었다.

"새들은 평화롭게 지저귀고, 아름다운 꽃들은 피어나니. 어찌 아름답지 않을 날이라고 할 수 있겠소?"

기와 끝자락에서 한 마리의 제비가 드넓은 창공으로의 도약을 시작하고 있었고,
정원에 있는 매화는 새로운 생명을 피워내기 시작했다.
흡사 그것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했다.

"하지만 그런 아름다운 날에, 쓸모없는 존재가 하나 있소."

탁. 청년은 어느새 백화선을 접었다.
공중에 나부끼는 백조의 털 사이로 비치는 그의 눈빛은, 어느새 푸른 귀화를 띄고 있었다.

"비록 처음에는 그 누구보다 순수한 존재였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악한 존재여."

술식을 읆듯, 그의 나직한 목소리가 궁 안에 울려펴졌다.
아직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지도 않았건만, 여인이 들고 있는 장도의 끝이 순간 흔들리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에는 일말의 신경도 주지 않으며, 청년은 다시 부채를 펼쳤다.
이제는 푸른빛의 홍염을 품은, 아름다운 매화가 그려져 있는 백화선을.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있었지만, 하필 그 때가 지금이라니. 정말로 안타깝소."

어느새 끊임없이 지저귀던 제비들은 다 날아간 뒤요, 생명을 꽃피우던 매화들은 단 한 줌의 재가 된지 오래였다.
사방을 다 태울듯한 기세를 뿜어내는 푸른빛의 홍염이 청년의 등 뒤로 넘실거렸다.
마치 그것은 전설 속에서나 나오는 염라대왕의 그것과 비슷해, 여인은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아름다운 날을. 생명이 태동하는 이 봄을. 내 손으로 직접 망쳐야 한다니, 어찌 안타깝지 않을 수가 있겠소?"

어느새 주위를 감싼 청염을 보며, 여인은 검을 휘둘렀다.
검에서 나온 검풍이 지옥의 겁화를 없애는 듯 했지만, 그것은 순간에 불과했다. 사라진 자리는 다른 불꽃들이 대신했다.

"안 그런가? 수라여?"

청년은 백화선을 휘둘렀다.
강한 바람이 불며 푸른빛의 불꽃을 맺은 백조의 깃털들이 꽃잎처럼 흩날렸다.
그것이 너무나도 아름자운 장면에, 여인은 순간 저것이 공격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죽어있었다.

1) "안 그런가? 수라여?"
여인은 검을 휘둘렀다.
분명 처음에는 검풍이 깃털의 세례를 찢어발기는 듯 했지만, 그것은 결국 바다 앞의 시냇물에 불과했다.
몸을 옆으로 날리던 여인은, 사방에서 덮쳐오던 청염에 의해 한 줌의 잿더미가 되었다.

2) "안 그런가? 수라-"
여인은 아래로 검을 휘둘렀다.
아래부터 솟구친 칼날같은 검풍에 의해 깃털의 세례가 하늘 위로 솟구쳤다.
하지만 그것은 곧 다시 내려와, 그녀의 목숨을 앗아갔다.

5) "안 그런가-"
여인은 앞으로 몸을 던졌다.
그녀를 불태울 것 처럼 보이는 청염의 깃털도, 사실 전부 그저 한낱 환상에 불과했다.
정체는 바로 저 깃털 속에 숨겨져 있는 날카로운 검기들.
팅! 첫 번째 검기를 몸에 검을 바짝 붙여 튕겨냈다.
두 번째 검기 또한 비슷한 방법으로 튕겨냈다.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어느덧 전부 튕겨내는 듯 했지만, 검기의 폭포는 기어코 검을 꺽어내고야 말았다.

15) "안 그런-"
여인은 몸을 앞으로 날렸다.
그녀가 검을 가볍게 한 번 휘두르자,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들이 전부 무로 돌아갔다.
15번째 죽음 속에서, 그녀는 첫 번째로 청년의 앞에 다가갔다.
하지만 아래서 솟구치는 매화의 격노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죽었다.

37) 여인은 앞으로 몸을 던졌다.
이제 더 이상 홍염을 품은 백조의 깃털도, 날카로운 비수를 숨긴 매화의 잎새도. 전부 그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마침내 그녀가 청년의 목을 내리치기 직전, 청년의 부채에서 나온 가느다란 침이 그녀의 목은 먼저 찔렀다.

50) "안 그런가, 수라여?"
여인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마치 폭풍의 핵처럼, 모든 공격이 그녀를 빗겨나갔다.
50번의 죽음 속에서, 청년은 처음으로 경악의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검은 청년의 심장에 닿지 못했다.

100) "-"
그것은 찰나의 순간에 가까웠다.
청년이 부채를 휘두른 것과, 여인이 청년의 심장의 날카로운 장도를 박아넣은 것은.
궁을 태울듯이 넘실거렸단 청염은, 어느새 사라진 뒤였다.
그 자리를, 청년이 내뱉은 피가 채웠다.

"커, 커억."

청년의 무릎이 땅에 닿았다. 여인은 검을 뽑았다.
분명 죽기 직전의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청년의 눈은 무언가를 잃지 않고 있었다.

"하, 하. 벌써 모든 것을 파악한 것인가?"
"......그렇다."

피식, 청년은 이 모든 것이 웃기다는 듯이 천천히 웃었다.
처음에는 피식 거리는 조용한 웃음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천지를 떨게하는 박장대소까지.
그것은 그저, 의미없는 웃음에 불과했다. 애초에 이것은 성립되지 않는 싸움이었다.
한 쪽은 죽지 않고 한 쪽은 경험과 기술이 낱낱히 파헤쳐지는 싸움이라니.
이 얼마나 억울한 싸움인가?

"안타깝소. 이 아름다운 날을 지키지 못한 것이. 친애하던 이들의 원수를 갚지 못한 것이."

청년은 두 손으로 땅을 짚었다. 희미해지고 아른거리는 시야가 그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줬다.

"하지만, 단 하나 분명한 것이 있소."

청년은 말하기가 벅찬 듯, 숨을 크게 들이켰다.

"자네가 고작 이 정도라면, 나에게도 이 정도의 시간을 투자할 재능밖에 갖추지 못했다면."

마치 회광반조를 하듯, 그의 눈은 어느새 다시금 푸른 귀화를 품고 있었다.

"내가 뒤를 맡기는 이에게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는 것을."

털썩. 그것을 마지막으로 사내의 몸이 땅에 쓰러졌다.
문득, 여인은 주변을 둘러봤다. 아름다웠다. 처음과 다름없이 지저귀는 새들하며, 생명을 피워내는 매화의 잎새들까지.
하지만, 그곳에 단 하나 부족한 것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이냐면, 바로 눈앞의 사내에게 생기가 없다는 것이었다.